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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75회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원인 피해 규모 사상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by 처절한 인생 2023. 4. 20.

2023년 4월 19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1995년 4월 28일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 상인네거리에서 일어난 대형 참사, 대구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를 다룹니다. 101명의 사망자와 202명의 부상 등 총 3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150대 이상의 차량과 80여 채의 건물이 파손된 엄청난 피해가 일어난 이 사고는 무슨 이유로 일어나게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인부 한 명이 일으킨 사고

1995년 대구 달서구 상인동 상인네거리에 대구 백화점 상인점이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주)표준개발의 인부는 이 백화점의 지반 공사 과정에서 실수로 가스관을 파손시켰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 누출된 가스가 하수관을 통해 대구 지하철 1호선 상인역 공사장으로 유입되었고 한동안 괴어 있다가 폭발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다들 "지하철 공사장에서 터졌으니 당연히 지하철 공사장에서 과실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던 중 표준개발 쪽에서 "공사 중 가스관을 건드렸다"라고 대구도시가스에 신고한 걸 찾아내 바로 보도했습니다.

 

유명을 달리한 꽃다운 학생들

50미터가 넘어가는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400미터의 건설 현장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엄청난 폭발이 발생했는데 이 폭발 사고로 101명이 사망했고 202명이 부상당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차량과 건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사실은 사건 현장이 학교 근처였고 등교 시간과 겹쳐 학생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특히 영남중학교 학생들의 피해가 컸는데 사망자 중 절반이 영남중학교 학생이었습니다. 근처에 많은 학교들이 있는데 영남중학교 학생들이 주로 피해를 입은 이유는 당시 금요일이어서 영남중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이 모두 소풍을 가 다른 학교의 학생들의 피해는 적었습니다.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풍 간 자녀의 안위를 확인할 수 없었던 많은 학부형들이 소풍 장소로 찾아와 자녀를 찾았다고 전해집니다. 

 

막을 수 있었던 사고

앞서 말했던 대로 상인동 사고는 백화점 신축 공사 중 사전에 도시가스 배관을 확인하지 않고 무단으로 굴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90년대 한국은 지리정보시스템이 일반화되지 않은 데다가 지하에 있는 파이프나 전선 등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상황에 도시가스사에 굴착공사를 알리지도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이 이런 큰 사고를 낸 것이었습니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공사현장에서 상하수관을 실수로 건드려 물이 치솟은 일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때는 하필 가스관을 건드려버린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가스관 자체도 규정보다 얕게 매설되어 있었고 시공사 측에서 가스관 매설 정보를 미리 받고 가스관을 피해 공사를 해야 하지만 막무가내로 진행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후진국형 참사 속 선진국형 시민의식

당시 사건을 보도하던 앵커는 뉴스를 전하며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계속돼야만 합니까?"라는 멘트를 했습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 있었던 많은 의인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은 선진국형 시민의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습니다. 교통정리를 하던 52세의 이용선 씨는 사고가 발생하자 현장으로 달려가 무려 5명의 목숨을 구하고 공사장의 부상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복공판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추락,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한 29세의 버스기사 임해남 씨는 자신의 버스 승객들은 물론 근처 차량에 있던 8명의 시민을 구했습니다. 


당시 임해남씨 121번 시내버스는 가스폭발 사고로 빔 위에 걸려있었습니다. 밑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위기의 순간에서 임해남씨는 침착하게 행동해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을 5분도 되지 않아 모두 빠져나오게 만들었고 남은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버스에 올라가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빔에 걸려 있는 다른 차 안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8명의 생명을 더 구했습니다. 게다가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2천 명이 넘는 대구 시민들이 몰려들어 헌혈을 했으며 하루 만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금에 40억 원을 넘었습니다.

 

 

대책과 수습

안일한 태도로 인해 벌어진 참사라는 비난을 받으며 이 사건 이후 관련 법 개정과 GIS 구축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시공사 측의 과실을 인정, 인부를 포함한 관계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임종순도 책임을 지며 사퇴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고 이후 두 달 만에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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